퇴역 군인의 퇴직급여 2억 2,900만 원 환수결정 취소
의뢰인의 상황
의뢰인은 1980년대 초 하사관으로 임관하여 20년 넘게 복무한 군인이었습니다. 복무 중이던 2000년대 중반 음주운전 사고로 집행유예 판결을 받았는데, 수사 과정에서 군인 신분이 드러나지 않아 군에는 알려지지 않은 채 그대로 복무를 이어갔습니다. 정년전역을 앞둔 2019년에야 이 판결이 확인되어 10여 년 전 날짜로 소급하여 제적 처리되었습니다.
의뢰인은 2021년 퇴직급여를 신청했고, 국군재정관리단은 형사판결에 따른 2분의 1 감액을 적용하여 퇴직수당과 퇴역연금 합계 약 2억 1,000만 원을 지급하고 이후 매월 퇴역연금을 지급했습니다. 그런데 2023년 3월, 국군재정관리단은 “퇴직급여 지급청구권은 당연퇴직 시점부터 5년의 소멸시효가 진행되어 지급 결정 당시 이미 시효가 완성되어 있었다”며 기지급액 전부인 2억 2,946만 원의 환수를 통지했습니다.
쟁점
퇴직급여 지급청구권은 당연퇴직일부터 5년이 지나 소멸했으므로 그 뒤의 지급은 잘못 지급된 급여이고, 군인연금법 제16조에 따라 전액 환수해야 한다.
① 소멸시효는 당연퇴직일이 아니라 의뢰인이 제적 사실을 알 수 있었던 2019년부터 진행된다. ② 처분청이 스스로 지급 결정을 한 것은 시효이익의 포기다. ③ 시효 완성을 알고 지급한 것은 비채변제이므로 반환을 구할 수 없다. ④ 설령 지급이 잘못되었더라도, 수익적 행정처분을 취소하는 데에는 신뢰보호와 비례원칙의 제한이 있으므로 이 사건 환수는 허용되지 않는다.
변호 전략
이 사건의 어려움은 분명했습니다. 소멸시효 기산점에 관해서는 당연퇴직 시점부터 시효가 진행한다는 대법원 판례가 있었고, 처분청은 그 판례를 정확히 알고 처분했습니다. 시효 쟁점만으로 싸우면 질 가능성이 높았습니다.
그래서 시효 쟁점에서 지더라도 남는 주장을 설계했습니다. 군인연금법에 따른 급여 환수처분에도 ‘수익적 행정처분 직권취소 제한 법리’가 적용된다는 대법원 2017. 3. 30. 선고 2015두43971 판결을 근거로, 환수로 달성하려는 공익과 의뢰인이 입을 불이익을 비교하면 환수가 허용될 수 없다는 점을 네 번째 주장으로 세웠습니다. 그리고 그 비교형량에 들어갈 사정들, 즉 의뢰인에게 어떠한 허위·부정도 없었다는 점, 처분청이 당연퇴직 사실을 알고도 지급했다는 점, 범죄가 직무와 무관하다는 점, 이미 2분의 1이 감액되어 지급되었다는 점, 만 60세로 별다른 소득 없이 퇴직급여에 생계를 의존한다는 점을 증거로 하나씩 쌓았습니다.
법원의 판단
법원은 첫 번째부터 세 번째 주장은 모두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소멸시효는 당연퇴직일부터 진행하여 이미 완성되었고, 처분청의 지급은 시효 완성을 몰라서 한 것이어서 시효이익 포기로 볼 수 없으며, 군인연금법상 환수는 공법상 처분이어서 민법의 비채변제 법리가 적용되지 않는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러나 네 번째 주장을 받아들였습니다. 법원은 “이 사건 처분으로 인한 원고의 기득권이나 보호가치 있는 신뢰 침해, 법률생활의 안정의 침해 등의 불이익이 그로 인하여 달성하고자 하는 행정의 적법성이라는 공익보다 현저히 크다”고 보아 환수결정 전부를 취소했고, 나머지 주장은 더 살피지 않았습니다. 판결이 든 사정은 위에서 쌓은 다섯 가지 그대로였습니다.
이 사건이 말해 주는 것
환수 통지를 받으면 대부분 “환수 사유가 법적으로 맞는가”만 다투려 합니다. 그러나 환수 사유가 맞더라도 “그럼에도 환수가 허용되는 사정인가”는 별개의 쟁점이고, 이 사건처럼 뒤의 쟁점이 결과를 가르는 경우가 많습니다. 법리상 불리한 쟁점 하나에 사건 전체를 걸지 않고, 독립된 주장을 층층이 세워 두는 것이 왜 중요한지를 보여 주는 사건입니다.

위 내용은 실제 수행 사건을 의뢰인이 특정되지 않도록 정리한 것입니다. 개별 사건의 결과는 사실관계에 따라 달라지며, 유사한 사건에서 같은 결과를 보장하지 않습니다.
